독백 50

아이와의 관계

아이들은 자라면서 활동 영역을 점차 넓힌다. 부모의 품안에 있을 때는 모든 것을 부모에게서 얻기에 부모의 말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이때는 갈등이 적다. 아이가 점차 크고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에게 100% 의존하지 않는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부모의 품을 점차 벗어나게 되고 자신의 주장이 생겨난다.  여기서부터 부모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부모의 말에 ‘아니야’, ‘싫어’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니 부아가 치민다. 반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만을 강요하는 부모가 이해되지 않는다.  해결 방법은 당연히 부모가 양보해야 한다. 아이가 달라졌으니 부모가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독백 2024.07.14

화두1

우리는 왜 사는가? 삶의 이유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아니, 다시 말하면 삶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며 경중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가 선택해서 이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자연의 법칙이든, 신의 법칙이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우리 삶에 ‘왜’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대신 우리는 앞으로 남아 있는 삶을 내 의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어떻게’로 바꿔서 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독백 2024.07.12

삶이 힘들 때

16년 전, 건강상의 이유로 30대 초반인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주변에서 돈을 빌려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당연히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고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적자를 면하기 시작했다. 더 힘을 내야 할 때 문제가 터졌다. 가족 중 한명이 내가 직장 다닐 때 내 이름으로 받았던 대출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나는 그 대출로 인해 지금 하고 있는 사업체까지 넘겨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나는 그냥 내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내가 믿었던 사람들은 왜 나를 더 궁지로 몰아넣고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사람과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다가오는 지하철을 보면서 생각했다. ‘딱 용기를..

독백 2024.07.11

늙어가는 것은...

누구나 젊음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입버릇처럼 ‘젊음이 좋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젊음을 원한다기 보다는 하지 못했던 일, 실패한 일 등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섞여 있는 것이다. 나도 한때는 젊음을 그리워했었다. 20대의 활기차고 건강한 몸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난 지금의 내가 좋다. 예전만큼 힘도 없고 피부는 탄력을 잃고 흰머리도 많아졌지만 지금이 나의 전성기다. 몸은 비록 늙었지만 난 정신적으로 더 성숙했고 그때보다 지식과 지혜도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남아 있는 50대가 나는 기대된다. 지금보다 더욱 성숙해지고 지혜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정서적으로 아직 미성숙했던 20대에 비추어볼 때 지금..

독백 2024.07.10

행복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 소위 말하는 흙수저로 태어나 주변과 비교해서 나은 점이 단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도, 온통 삶이 비극과 고통으로 가득차 있더라도 우리의 삶은 축복이다. 개미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의 삶이 부러웠던 적이 있는가? 한번쯤 지나가는 말로는 그럴수도 있지만 누구도 개미나 개처럼 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 왔다. 주변에 나보다 나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있더라도 이 세상의 많은 생명체 중에서 그리고 아직도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것이 삶의 성공처럼 보여지고 있지만 사실 그것이 절대적 진리는 될 수 없다. 자본이 지배하는 현 시대에는 돈이 모든 걸..

독백 2024.07.09

부모의 책임

누군가 그랬다. 내가 태어난 것은 내 의지가 아니므로 부모에게 져야할 책임은 없고, 내가 내 아이를 낳은 것은 내 의지이므로 자식에게는 무한의 책임을 져야한다. 다시 말하면 내 의지로 낳은 아이에게는 나의 책임만이 있을 뿐이지,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면 안된다는 것이다. 가끔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면서 자식에게 무언가를 바라거나 자식들을 내 의지대로 조종하려고 한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조언과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자식에게 강요할 권리는 없다. 자식도 내 의지대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나를 보살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부모의 말을 내 삶의 길잡이로 여길수는 있지만 그것이 자식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다만,..

독백 2024.07.08

취미

어릴 때부터 누가 취미를 물어보면 독서라고 했다. 진짜 취미가 독서인 사람도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마땅히 내세울만한 취미가 없었다. 중학교때 잠시 추리소설에 빠진 적은 있었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취미라고 내세울만한 것은 없었다. 대학생 때는 굳이 꼽자면 당구와 전자오락이었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컴퓨터 게임이었지만 이를 남에게 얘기하기는 스스로도 창피하고 내 수준을 깎아내리는 거라고 생각해서 가장 무난하고 안해도 티가 안나는 독서라고 나와 주위를 속였다. 그런데 웃기는 사실은 내가 한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나는 책을 좋아한다고 스스로 세뇌시키며 억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이 어느새 방 두 면을 가득 채웠다. 여전히 난 내 취미가 독서라고 ..

독백 2024.07.07

추억

추억은 아름답게 미화되지만 대개 삶에 보탬이 되지는 않는다. 지난 시절을 떠 올리는 것은 잠깐의 즐거움을 주고 하물며 힘들고 고생했던 시간조차도 추억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면 보람되고 좋은 삶의 경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추억은 현재 내 삶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정체하게 만들며 나의 변화를 방해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도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추억에 묶여 있으면 변화하지 못하고 도태된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같이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과 나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들은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다. 그리고 달려가고 있는 그들을 변했다고 비난한다. 과거의 추억은 좋은 영화 한편 보는 느낌으로 남아야 한다. ..

독백 2024.07.06

친구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 친구들 역시 그렇다. 각자 가족과 생활이 있으니 젊었을 때보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점점 사라지니 멀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들었을 때 친구들은 무조건 불필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단순하게 ‘친구가 필요 있고 없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었느냐의 문제이다. 환경이 달라져도 여전히 공감해주고 날 위해 애써주는 그런 친구가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친구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친구가 있듯이 나쁜 친구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나쁜 친구와의 인연은 끊는 것이 맞다. 과거의 추억에 묶여 나쁜 친구들과 계속 엮이는 것은 나의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는 것이다. 난 내 친구들에게..

독백 2024.07.05

혼자 있을 때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아끼면서 살아가면 된다. 남들과 비교해서 조금 비참할 수는 있지만 비교하지 않고 눈과 귀를 닫고 현실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살아가면 된다. 그러면서 차분히 앞날을 준비하면 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어지간하면 몸이 건강한 이상 혼자서 굶어 죽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궁핍하게 살아갈수는 있겠지만 자기 몸 하나 먹고 살아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거라 생각한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일종의 정신승리 요법을 이용하면 된다. ‘지금의 나는 비록 경제적으로 궁핍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롭다. 돈은 지금 나에게는 없지만 돌고 돌아서 나에게 다시 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돈이 아니겠는가?’그런데 문제는 나 혼자가 아닐때이다. 만약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는 상태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독백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