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50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순간이다.

상상해봐요.어느 볕 좋은 가을, 토요일 오후 2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과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에 공원에 산책을 나왔어요. 한 손에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잠시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합니다. 공원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가장 미소짓게 만드는 것은 역시 작은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입니다. 잔뜩 신이 난 아이와 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표정은 항상 우리를 행복하게 만듭니다.오늘따라 커피 향이 너무 좋아 한참을 코로 커피향을 음미하다가 천천히 한 모금을 마셔봅니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이 내 목구멍을 타고 뱃속으로 들어가니 내 마음도 같이 따뜻해집니다. 내 옆에 앉아 있는 그 사람도 나와 같은 느낌을 느꼈는지 커피를 마신 후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짓습니다. 서로 같은 방향을 보며 ..

독백 14:33:40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상실된 의미: 신앙에서 이익 집단으로

종교가 우리에게 마음의 평안을 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 종교를 바라보는 타인이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제쳐두고라도 종교 자체를 믿는 사람들은 그 종교를 통해 안식과 위로를 받는다.그러나 적어도 현재 내가 있는 한국에서 종교는 또 다른 사교 모임이며 이익집단이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끼리 혹은 특정한 신념을 공유하는 이들끼리 모여 서로의 신념을 강화하고, 종종 외부 사람들과의 경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경계는 신앙을 통한 내적 평안을 찾기보다 종교를 사회적 도구로 사용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결국 종교가 순수한 정신적 안식처로 기능하기보다는, 유대감과 이익을 위한 집단의 형태로 자리 잡아 가면서 본래의 목적에서 멀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종교 활동은 순수한 의미를 잃고 그 안에..

독백 2024.11.10

데자 뷰

친구들과 한창 대화를 나누던 중, 문득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익숙하다는 느낌이 든다. 마치 이전에 한 번 더 겪었던 장면처럼, 웃음소리, 대화의 주제, 분위기까지 낯설지 않다.처음 가보는 길을 걷고 있는데도 어디선가 이미 와 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 처음인데도 두 번째 걸음을 떼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말이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데자뷰"라고 부른다. 과거에 겪었던 일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 순간 느껴지는 강렬한 익숙함이 우리를 잠시 멈춰 세운다.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이지만, 마치 현재와 과거가 뒤엉키는 듯한 기분을 준다.그러나 실제로 데자뷰는 일종의 착각이다. 뇌가 새로운 경험을 과거의 흐릿해진 비슷한 기억과 혼동하며 익숙함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

독백 2024.11.01

2024년의 지난 10개월 당신은 어땠나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10월의 마지막에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노래라고 하면 아재 인증인가요? 초가을이 여름과 별반 다르지 않게 지나가더니, 어느덧 가을의 마지막 한 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 해도 이제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 10개월을 되돌아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았던 해였습니다. 반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한 해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순간순간 감정이 북받쳐 나중에 후회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잘 버텨왔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제 올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다가올 내년의 계획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삶 자체가 워낙 예측 불가능해서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독백 2024.10.31

고민을 들어줄 사람을 찾습니다.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들을 사람들에게 털어 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결코 권장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 앞에서는 고민을 들어주며 공감하고 당신의 아픔을 나누려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당신의 고민은 당신이 없는 곳에서는 그들에게는 하나의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때로 아주 드물게 진정으로 당신의 고통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봐라. 실제로 그들이 당신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할 수도 있고 그들에게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고민거리를 준 것 일수도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 고민을 안고 가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누군가에게 털어 놓아야 한다. 단, 상대방이 내 고민을 해결해 줄 거라..

독백 2024.09.30

쳇바퀴 속에서 경쟁하는 사람들

“음, 우리 나라에서는,” 앨리스가 아직 약간 숨을 고르며 말했다. “우리가 방금처럼 오랫동안 아주 빨리 달리면, 일반적으로 어딘가 다른 곳에 도착하게 돼요.”“참 느긋한 나라로군!” 여왕이 말했다. “여기서는, 보시다시피,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도 할 수 있는 한 모든 힘을 다해 달려야 한다. 만약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다면, 그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하지!”                                                                                                                   - 루이스 캐롤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잠시라도 속도를 늦추면 뒤쳐진다. 열심히 달려야 현재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꼭 지금의 우리..

독백 2024.09.28

당신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구해라.

당신의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는가? 인간관계에서건 경제적 이유에서건 자신의 능력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절망에 빠진 적이 있는가? 당신이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 받고 있을 때 당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누구였는가? 당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은 대게 친구나 가족이었을 것이다.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건 위로를 주었건 혹은 그저 나의 고민을 들어 주기만 했었든지 간에 어떤 형태로든 그들로 인해 힘을 내었던 적이 있었는가? 만약 주위에 단 한 사람이라도 당신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다면 어떤가?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인가? 나는 누구도 위로해 준적이 없으므로 위로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독백 2024.09.26

거짓말

별다른 생각 없이 혹은 우연찮게 거짓말을 했는데 그 거짓말로 인해 주목을 받거나 혹은 거짓말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거나 또는 의도치 않은 거짓말로 이득을 보았을 경우 다음 거짓말로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다. 거짓말이 들키면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하면 된다. 거짓말을 들켰을 때 잃는 것은 크지 않지만 들키지 않았을 경우 얻는 것은 크다. 그러면서 거짓말은 많아지고 속이는 사람들의 수도 많아지며 거짓말의 크기도 커진다. 그런데 잦은 거짓말은 주변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때로는 거짓말을 자꾸 하게 되는 스스로의 모습에 자책을 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 자신이 하는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스스로 믿는다. 혹은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꼭 그렇게 되리라고 스스로 믿고 있으니까 내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

독백 2024.09.24

다른 사람의 목소리보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라.

제프 베조스가 1994년 아마존을 처음 창립했을 때는 누구도 온라인 서점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만들고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을 때도 사람들은 SF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라며 그를 현실 감각이 없는 몽상가라고 비판했다. 이 둘은 현재 200억 달러(260조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특히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통해 수년 내에 인류 최초의 조만장자(1300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 사람들은 주위의 비판보다 자신의 신념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믿고 격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어떤 아이디어가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 냉정하게 자신의 아이..

독백 2024.09.16

추석

내가 기억하는 명절은 어렸을 때와 성인이 된 이후, 그리고 가정을 꾸린 지금이 다르다. 초등학교 때야 많지는 않지만 친척들을 만나서 같이 있는 시간이 좋았다. 차멀미가 심했던 나로서는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은 고역이었지만 가서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친척들과의 만남은 뜸해지고 우리 가족끼리만 조촐하게 보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뭐 그래도 어릴적 추억도 좋았지만 조용히 보내는 명절도 나쁘지 않았다. 가정을 꾸린 후의 명절은 꽤 괜찮았다. 어릴 적에 느끼던 시끌시끌함도 있었고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의 모습도 좋았다. 작년까지는 말이다.  올해 내가 느끼는 명절은 복잡하다. 말과 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특히 이번 추석은 마음이 참으로 힘들다. 올해 추석은 조용히..

독백 202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