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쳇바퀴 속에서 경쟁하는 사람들

talk2myself 2024. 9. 28. 12:10
“음, 우리 나라에서는,” 앨리스가 아직 약간 숨을 고르며 말했다. “우리가 방금처럼 오랫동안 아주 빨리 달리면, 일반적으로 어딘가 다른 곳에 도착하게 돼요.”
“참 느긋한 나라로군!” 여왕이 말했다. “여기서는, 보시다시피,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도 할 수 있는 한 모든 힘을 다해 달려야 한다. 만약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다면, 그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하지!”
                                                                                                                   - 루이스 캐롤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잠시라도 속도를 늦추면 뒤쳐진다. 열심히 달려야 현재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꼭 지금의 우리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작가 루이스 캐럴이 의도했든 안했든 약 150년 전 소설의 내용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다시 살피게 한다.

 

우리는 쳇바퀴에서 달리고 있는 다람쥐와 같다. 다만 다른 점은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의 쳇바퀴에서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도를 줄이면 모두가 편해진다는 것을 알지만 그럴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속도를 늦추면 넘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빨리 가고 싶어서 속도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속도를 올린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넘어져서 도태된다. 넘어져가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들은 자신이 승리자임을 느낀다. 최고의 승리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넘어져가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진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사람들이 승리자인가? 그들은 쳇바퀴를 멈출 수 있을까? 빨라진 속도에 적응한 그들은 더 이상 천천히 돌아가는 쳇바퀴를 견딜 수가 없게 된다. 어느 순간 죽어서야 멈출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왜 우리는 이토록 경쟁하고 서두르는가? 그렇게 해서 우리가 눈을 감기 전에 남겨진 것은 무엇이 있겠는가? 행복의 척도가 ‘돈’이 되어버린 순간부터 우리는 남들보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스스로를 경쟁에 내몰고 있다. 자연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간이 만들어낸, 그 자체로는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는, 아무 쓸모없어 보이는 종이 조각에 왜 우리는 그토록 매달리며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가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천천히 쳇바퀴를 돌리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는 생길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