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8

요리

요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먹는 것에 큰 즐거움을 두면서 살지 않았다. 그럴만한 여유를 내가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고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다. 어디를 가도 난 요리는커녕 고기조차 굽지 않는다. 관심도 별로 없지만 실력도 형편없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씩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여행을 간다. 코로나가 왔을 때에는 가지 못했지만 어느덧 10년이 되가는 연례행사이다. 남자들끼리 아침에 일어나 음식을 준비할 때도 나는 가만히 있는다. 내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친구들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미안한 마음에 설거지는 내 몫이다.  그런데 요즘 조금 바뀌었다. 여전히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지만 TV나 유튜브에서 음식과 관련된 프..

독백 2024.08.19

인생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계획적인 A와 그렇지 않은 B가 있다. A 입장에서 보면 B는 대책 없이 삶을 산다.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미래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매사 즉흥적으로 대처한다. B가 바라보는 A의 삶은 답답하다. 무의미해 보이는 계획만 열심히 세우는 것처럼 보인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는 건 없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순간순간 살아가다보면 어떻게든 잘 될거라 믿는다. A와 B중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겨울을 준비하지 않는 베짱이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는 곳이 겨울이 없는 열대 지방이라면 어떨까? 또는 요즘처럼 엔터테인먼트가 대세인 시대에는 베짱이같은..

독백 2024.08.09

천사와 악마

내가 이 일을 끝까지 해 낼 수 있을까? 나에게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안돼! 못해! 넌 절대 할 수 없어! 그러니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봐. 주위를 봐! 너보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잖아. 지금 네가 하는 것은 시간 낭비야!’ ‘그렇지 않아. 넌 할 수 있어!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잖아. 누구나 처음은 너처럼 서툰 법이야. 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어간다면 넌 결국 해낼거야! 너 자신을 믿어!’ ‘무슨 소리야. 안 될 일을 붙잡고 있는 것은 미련한 짓이야. 어떤 일은 빠른 포기가 답이기도 해. 너는 이 분야에서 경험도 없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어. 지금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야!’ ‘지금 또 다시 포기한다면 넌 나중에 또 후회할거야. 그리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다시 포기하게 될거야..

독백 2024.07.26

아이와의 관계

아이들은 자라면서 활동 영역을 점차 넓힌다. 부모의 품안에 있을 때는 모든 것을 부모에게서 얻기에 부모의 말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이때는 갈등이 적다. 아이가 점차 크고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에게 100% 의존하지 않는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부모의 품을 점차 벗어나게 되고 자신의 주장이 생겨난다.  여기서부터 부모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부모의 말에 ‘아니야’, ‘싫어’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니 부아가 치민다. 반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만을 강요하는 부모가 이해되지 않는다.  해결 방법은 당연히 부모가 양보해야 한다. 아이가 달라졌으니 부모가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독백 2024.07.14

화두1

우리는 왜 사는가? 삶의 이유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아니, 다시 말하면 삶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며 경중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가 선택해서 이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자연의 법칙이든, 신의 법칙이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우리 삶에 ‘왜’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대신 우리는 앞으로 남아 있는 삶을 내 의지로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어떻게’로 바꿔서 물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독백 2024.07.12

행복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 소위 말하는 흙수저로 태어나 주변과 비교해서 나은 점이 단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도, 온통 삶이 비극과 고통으로 가득차 있더라도 우리의 삶은 축복이다. 개미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의 삶이 부러웠던 적이 있는가? 한번쯤 지나가는 말로는 그럴수도 있지만 누구도 개미나 개처럼 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 왔다. 주변에 나보다 나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있더라도 이 세상의 많은 생명체 중에서 그리고 아직도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것이 삶의 성공처럼 보여지고 있지만 사실 그것이 절대적 진리는 될 수 없다. 자본이 지배하는 현 시대에는 돈이 모든 걸..

독백 2024.07.09

부모의 책임

누군가 그랬다. 내가 태어난 것은 내 의지가 아니므로 부모에게 져야할 책임은 없고, 내가 내 아이를 낳은 것은 내 의지이므로 자식에게는 무한의 책임을 져야한다. 다시 말하면 내 의지로 낳은 아이에게는 나의 책임만이 있을 뿐이지,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면 안된다는 것이다. 가끔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면서 자식에게 무언가를 바라거나 자식들을 내 의지대로 조종하려고 한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조언과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자식에게 강요할 권리는 없다. 자식도 내 의지대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나를 보살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부모의 말을 내 삶의 길잡이로 여길수는 있지만 그것이 자식으로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다만,..

독백 2024.07.08

친구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 친구들 역시 그렇다. 각자 가족과 생활이 있으니 젊었을 때보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점점 사라지니 멀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들었을 때 친구들은 무조건 불필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단순하게 ‘친구가 필요 있고 없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사람과 친구가 되었느냐의 문제이다. 환경이 달라져도 여전히 공감해주고 날 위해 애써주는 그런 친구가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친구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친구가 있듯이 나쁜 친구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나쁜 친구와의 인연은 끊는 것이 맞다. 과거의 추억에 묶여 나쁜 친구들과 계속 엮이는 것은 나의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는 것이다. 난 내 친구들에게..

독백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