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자라면서 활동 영역을 점차 넓힌다. 부모의 품안에 있을 때는 모든 것을 부모에게서 얻기에 부모의 말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이때는 갈등이 적다. 아이가 점차 크고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에게 100% 의존하지 않는다.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부모의 품을 점차 벗어나게 되고 자신의 주장이 생겨난다.
여기서부터 부모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부모의 말에 ‘아니야’, ‘싫어’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니 부아가 치민다. 반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만을 강요하는 부모가 이해되지 않는다.
해결 방법은 당연히 부모가 양보해야 한다. 아이가 달라졌으니 부모가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아이가 변해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 부모의 입장에서는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부모들은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때에는 끈으로 아이를 묶어 억지로라도 멀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아이와 공유할 수 있는 취미 혹은 이야기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 애가 ‘귀멸의 칼날’(줄여서 귀칼) 이라는 애니메이션 얘기를 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자기도 보고 싶다고 한다. 확인했더니 19세 관람가, 극장판은 15세 관람가였다. 난 극장판을 미리 보고 아이에게 보여줘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주말에 아빠랑 같이 보는 조건으로 허락했다. 주말에 아이는 아침부터 일어나서 시키지도 않은 숙제를 다 해 놓고 같이 볼 수 있게 소파도 정리했다. 2시간 가까이 되는 짧지 않은 길이였지만 같이 보면서 중간 중간 설명도 해 주었다.
1달 전이지만 아이는 아직도 그 얘기를 한다. 보고 싶던 만화영화를 본 것도 즐거웠지만 아빠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맘에 든 것 같다.
같이 스포츠를 보거나 혹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읽거나 아니면 같은 종류의 게임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뽀로로를 같이 보았던 것부터 최근에는 포켓몬 게임을 했었다. 귀칼의 관심이 끝나면 나는 또 다른 화제거리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