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건강상의 이유로 30대 초반인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주변에서 돈을 빌려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당연히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고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적자를 면하기 시작했다.
더 힘을 내야 할 때 문제가 터졌다. 가족 중 한명이 내가 직장 다닐 때 내 이름으로 받았던 대출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나는 그 대출로 인해 지금 하고 있는 사업체까지 넘겨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그냥 내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내가 믿었던 사람들은 왜 나를 더 궁지로 몰아넣고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사람과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다가오는 지하철을 보면서 생각했다.
‘딱 용기를 내어서 한발자국만 내딛으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나에게는 그런 용기가 없었다. 그 당시 나는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 체중은 10kg이 넘게 빠졌고 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살아갈 의지마저 잃어가고 있었다.
그 때 나를 지탱해준건 지금의 아내였다. 아무것도 없는 내 곁을 내 아내는 결혼하기 전부터 묵묵히 지켜줬다.
삶이 고달플 때, 힘든 지금의 나를 생각하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힘든 모습을 생각하는 것은 나를 더 약하게 만들 뿐이다. 오히려 우리는 삶의 희망과 의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다. 내가 플랫폼에서 나쁜 결심을 실행하지 못했던 것도 내가 없을 때 그 사람이 받을 충격때문이었다. 나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그런 나쁜 경험을 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삶이 고달플 때, 나는 지금이 내 삶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보다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금보다 나빠질 수는 없다. 희망은 사람을 고난 속에서도 꽤 오랫동안 버틸수 있게 해준다.
어려움을 겪은 이후로 한동안 꽤 괜찮고 행복한 삶을 보냈다. 지금 나에게 다시 한번 어려움이 찾아왔다. 그런데 나는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16년 전에 맞았던 백신이 아직도 나에게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삶이 힘들고 고달플 때, 삶을 바라보는 관점만 바꿔도 그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다. 사실 고난과 역경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