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50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이유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내 마음을 비워내기 위해서였다. 누구나 힘들고 고달플 때가 있지만, 신은 이겨낼 수 있는 고난만을 준다고 하지만, 때로는 고난과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때도 있다. 외부환경으로 인해 내 힘으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내 마음을 비우는 것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집을 깨끗이 정리하는 마음으로 묵혀 있던 먼지와 같은 것들을 닦아내고 불필요한 생각들을 거둬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 십년간 쌓인 먼지를 닦아 내는 일이 고작 두 달여만에 될 일이 아닌 것을 알기에 성급하지 않게 차분히 과거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자 매일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조바심은 어쩔 수가 없다. 그..

독백 2024.09.12

삶이 네 뺨을 후려칠 때

삶이 너의 뺨을 후려쳐서 너무 아플 때 울지 마라. 너의 우는 모습에 네 뺨을 후려친 삶이라는 녀석은 네가 자신에게 굴복했다고 생각하며 너를 더욱 얕잡아 볼 것이다. 삶이 너의 뺨을 후려쳤을 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억지로 웃지도 말아라. 너의 얼굴은 웃지만 마음은 뭉개져 더욱 비참해질 것이다. 삶이 너의 뺨을 후려치면 네 뺨을 어루만져 주면서 다음 뺨을 맞을 것에 대비해라. 막던지 피하던지 혹은 뺨을 강하게 만들던지 뭐가 되었든 대비해라.그러면 다음에는 뺨을 맞지 않거나 맞아도 덜 아플 것이다. 삶이 지금 너의 뺨을 후려쳐서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다면 삶이 아니라 준비가 덜 된 자기 자신을 탓해라. 삶을 탓하면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나 자신을 탓하면 해결책은 명확하다. 나 자신을 바꾸고 단련하면 된다.

독백 2024.09.10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

1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일보다는 건강을 더 생각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2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네 삶은 그렇게 나쁘지 않을거야! 좀 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렴.” 3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 “네가 꿈꾸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너의 신념대로 살아가거라.”  과거의 나에게 하는 말은 한편으로는 내 삶에 대한 후회가 그 속에 묻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메여 있어 지금의 부족하거나 실패한 것의 책임을 과거의 나에게 돌리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즉, 과거를 후회하는 것은 나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과거의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제3자에게 ..

독백 2024.09.08

내가 아직도 중위권?

2000년 초반에 우리나라의 중위권 나이는 30세 초반이었다고 한다. 내가 20대 후반이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도적인 연령대에 있었다. 그만큼 나라 전체에 젊음과 활력이 넘쳤었던 것 같다. 월드컵의 열기는 이러한 젊음의 활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20여년이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중위권 나이는 45세 정도라고 한다. 40세 후반인 나는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나이로 치면 아직 중간 정도에 있는 것이다. 지나다니면서 내가 아직 늙지 않았다고 느꼈던 것은 나의 착각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늙고 활력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도 있다. 밤 10시만 되어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에 삶의 패턴이 바뀌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코로나의 직..

독백 2024.09.06

우리 조금씩 손해 보고 살아요.

사람은 본래 이기적이다. 아니, 모든 생물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이 이기적인 것에 불만은 없다. 그런데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다.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므로 서로가 조금씩은 불편한 것을 감내하면서 살아가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지성이라는 것이 있다. 가끔은 이기적인 본능을 억누르고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게 된 원동력도, 우리와 동물을 구별해 주는 것도 인간의 이러한 이타심이다.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전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작은 불편함을 참지 못해 주위 사람들에게 큰 불편함을 주는 사람들이다. 길게 줄서 있는 차량들 사이에 억지로 끼어들어 차량 흐름을 방해하거나 식당에서..

독백 2024.09.04

젊어지고 싶으세요?

10대들과 잠깐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내게 물었다. “다시 젊어지고 싶으세요?” “응, 아니, 음...잘 모르겠어.” 나는 몇 번을 대답을 번복하다가 결국 확실한 답을 하지 못했다.  처음에 ‘응’은 당연히 조금의 고민도 없이 나온 대답이었다.‘젊어지고 싶은 건 모두가 바라는 거잖아. 젊어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야?’두 번째 ‘아니’는 앞에 했던 내 대답의 부정이었다. 젊어지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왜’라는 질문이 내 머릿속에서 떠올랐을 때 난 쉽게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가진 채로 과거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예전 젊은 시절의 내가 지금 시대에 살아가는 것은 조금 생각을 해 볼 문제이다. 솔직히 말하면..

독백 2024.09.02

어떤 것을 해도 감흥이 없다

요즘은 무엇을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한때 나에게 기쁨을 주었던 일들—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일들—이제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모든 것이 무미건조하고 생기 없이 느껴지며, 마치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 진정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친구를 만나고, 일을 하고, 하루하루의 의무를 다하지만, 그 속에는 어딘가 공허함이 남아 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나 공원을 산책하는 소소한 즐거움조차 더 이상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 모든 감각이 무뎌진 것처럼, 세상이 흐릿하고 색이 바랜 채로 존재하는 것 같다. 흥분되거나 감동을 느끼지 않는 것은 내가 원해서가 아니다. 예전처럼 세상을 빛내주던 것들과 다시 연결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지금은 손에 닿을 듯하면서도 닿지 않는 수평선을 ..

독백 2024.08.31

변한 건 나야? 날씨야?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집에 에어컨도 있고 대중교통이나 상점 안에 들어가도 에어컨이 나와서 더울 틈이 없지만 그래도 더웠다. 어릴 때 선풍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여름을 보내고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서 보냈던 기억을 생각하면 그 시절이 더위를 참기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느낌은 지금이 더 더운것 같다. 이런 더위 속에서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날씨가 더운 것 보다는 나의 더위에 대한 불편함이 커진 것일 수도 있겠다.에어컨을 비롯해서 쉽게 내 몸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현실에서 조금만 몸이 더워지는 것을 견뎌내는 힘이 약해진 것이리라. 20대에 소금물 마시면서 훈련 받던 군시절을 생각하면 더위보다는 더위를 임하는 나의 자세가 약해진 것..

독백 2024.08.29

돈 2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돈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갈아 넣고 있다. 수많은 동영상과 글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돈을 벌든 못 벌든 우리는 불행하다. 하루의 3분의 1이상의 시간을 돈을 벌기 위한 일에 투입하고 있는 우리는 불행하다. 때로는 젊은 시절의 나처럼 잠자는 시간까지도 돈을 벌기 위해 쏟아 부었던 나는 불행하다.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있어야 할 돈이 어느덧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화를 낸 적이 있는가? 나는 가끔 그렇다. 즐거워지기 위해 하는 게임에 감정이 상하고 있는 자신이 어리석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돈 때문에 우리는 더욱 ..

독백 2024.08.27

나 혼자만 남은 줄 알았다.

처음 시작은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누가 내 글을 보든 안보든 그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막상 며칠째 아무도 방문하는 이가 없으니 기분이 묘하다.마치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남아 소리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진짜 나 혼자만 남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옆집을 봤더니 옆집은 사람들로 붐빈다. 아~ 세상이 망한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 다시 초심을 새긴다. 이 블로그는 나의 일기장이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득을 얻고 있다. 요즘 단편 소설을 쓰고 있는데 중간에서 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조금 휴식이 필요한 때인가? 한달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는 진전이 ..

독백 202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