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50

사람의 마음

참으로 알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이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아무런 의도 없이 한 행동과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은 의도로 베푼 호의가 다른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솔직함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다. 솔직함은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솔직하게 말을 하자니 상대방이 입을 상처가 걱정이 되고 가만히 있자니 상대방의 오해가 깊어지는 것 같아 우리는 고민한다. 그래도 나는 대게 솔직함을 선택한다. 말하지 않아서 생긴 오해는 점점 커져간다. 그리고 오해로 인한 상처는 서로에게 더욱 커진다. 솔직함은 당장은 말하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장기..

독백 2024.08.23

오늘은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도, 쓰고 싶은 말도 없을 때가 있다. 미치도록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씻는 것은 물론이고 밥 먹는 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 심지어 숨 쉬고 있는 것 자체도 귀찮은 날.  물론 씻었고 밥도 먹었고 이야기도 나누었고, 당연히 숨도 열심히 잘 쉬고 있지만 더위는 꺾일 기미도 안 보이고 내 몸은 축 늘어져만 간다.  억지로 힘을 내보자 했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그냥 시원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마음이 가는대로 하자고 다짐한다.  억지로까지 힘을 내며 살아야 하나?  그냥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은 그 날대로 일은 잠깐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즐겨보자.

독백 2024.08.21

요리

요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먹는 것에 큰 즐거움을 두면서 살지 않았다. 그럴만한 여유를 내가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고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없다. 어디를 가도 난 요리는커녕 고기조차 굽지 않는다. 관심도 별로 없지만 실력도 형편없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씩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여행을 간다. 코로나가 왔을 때에는 가지 못했지만 어느덧 10년이 되가는 연례행사이다. 남자들끼리 아침에 일어나 음식을 준비할 때도 나는 가만히 있는다. 내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친구들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미안한 마음에 설거지는 내 몫이다.  그런데 요즘 조금 바뀌었다. 여전히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지만 TV나 유튜브에서 음식과 관련된 프..

독백 2024.08.19

열심히

공부도 열심히 일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심히 해야 한다. 뭐든지 열심히 하라고 우리는 배워 왔다. 마치 열심히 살아야 성공할 수 있고 후회도 남지 않으며 열심히 한 것의 대가를 얻을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런데 열심히 한다는 것이 정확히 뭘까? 직관적으로 느끼기에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중해서 내가 가진 온 힘을 쏟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위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사람도 직장에 들어가서는 혹은 개인 사업을 하든 그때와는 다르게 ‘열심히’ 산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삶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열심히’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열심히 살아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면 세상에는 불행..

독백 2024.08.17

시간이 용서할 수 있는가?

나쁜 기억도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진다. 누군가에 대한 증오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고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시간은 우리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우리 마음속의 미움과 증오를 옅게 만든다. 그것은 우리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마음속에 오랫동안 묻어두면 결국 내 자신이 피폐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상처가 치유됐더라도 흉터는 남아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시간이 피해자의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해주기는 하지만 가해자의 죄를 용서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간혹 어떤 이들은 이만큼의 시간이 흘렀으니 용서하고 이해하고 덮어야 할 것은 덮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피해..

독백 2024.08.15

슈퍼 히어로

슈퍼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그리고 우리나라의 홍길동. 모두 일반인의 힘을 뛰어넘는 슈퍼 히어로들이다. 실제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들이 나오는 영화나 소설에 빠져든다. 엄청난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역시 초인적인 힘을 가진 악당들을 물리치는 모습에 우리는 환호한다. 때로는 우리에게도 저런 초인적인 힘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저런 초인적인 능력이 나에게는 없어서 다행이다. 내게 저런 초인적인 힘이 있다면 나는 그들처럼 헌신적인 삶을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희생해서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며 스스로가 큰 힘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더욱 더 큰 자제력이 필요하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스파이더맨 더군다나 내가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독백 2024.08.13

예전에 27살 즈음에 요즘 말로 여사친과 신촌에 타로점을 보러 갔었다. 재미삼아 갔었는데 점의 내용이 끔찍했다. 나에게 20살부터 삶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 대학을 들어가면서부터 뭔가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던 터라 그 말에 ‘뜨악’했다. 그리고 나는 그러면 언제 이 내리막길이 끝나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33살이었다.그 당시 나는 6년이나 남았네 하면서 그냥 웃어 넘겼다. 그리고 33살에 그때 봤던 타로점의 내용이 생각났다. 그 당시 나는 내 삶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었고 불현듯 떠오른 그 점괘는 나에게 짧지만 희미한 희망을 주었다. 타로점을 봤던 사람이 용하다고 느끼는가? 지금은 찾아갈 수도 없다. 벌써 20년도 넘은 이야기니까!  우리 어머니는 점 보는..

독백 2024.08.11

인생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계획적인 A와 그렇지 않은 B가 있다. A 입장에서 보면 B는 대책 없이 삶을 산다.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미래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매사 즉흥적으로 대처한다. B가 바라보는 A의 삶은 답답하다. 무의미해 보이는 계획만 열심히 세우는 것처럼 보인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는 건 없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순간순간 살아가다보면 어떻게든 잘 될거라 믿는다. A와 B중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겨울을 준비하지 않는 베짱이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는 곳이 겨울이 없는 열대 지방이라면 어떨까? 또는 요즘처럼 엔터테인먼트가 대세인 시대에는 베짱이같은..

독백 2024.08.09

오해

오해가 생겼다. 나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상대방은 잘못 알고 있다. 그렇게 오해가 생긴 지 수개월이 지났다. 오해가 생겼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오해를 풀려 했지만 상대방은 오해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아무리 사실을 설명해도 닫힌 문을 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처음부터 오해를 만든 것은 내가 아니다. 상대방이 잘못 알았던 것이고, 오해를 하자마자 나에게 말했다면 풀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오해를 하고 상황을 자기 멋대로 판단한 후 결정을 내리고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까? 처음부터 끝까지 왜 그런 오해가 생겼는지 하나하나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까? 상대방이 멋대로 한 오해를 내가 왜 나..

독백 2024.08.07

한 달이 되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시작한 블로그가 벌써 한 달이 되었네요. 먼저 한 달동안 꾸준히 글을 올린 자신을 칭찬합니다. 50이 가까워지면서 여러 가지 불안증이 생기고 그러면서 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과거와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 자신의 가치관부터 돌아봐야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작한 블로그입니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내용들을 적다보면 제 자신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뭔지 모르지만 개운한 감정도 듭니다. 써야할 소재도 찾아야 하니 제 주변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려는 노력도 하게 됩니다.  전부터 이렇게 글을 쓰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은 형편없는 글 솜씨와 아직도 어려운 맞춤법, 띄어쓰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미래의 제게 남기는 글..

독백 2024.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