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열심히

talk2myself 2024. 8. 17. 13:16

공부도 열심히 일도 열심히 노는 것도 열심히 해야 한다. 뭐든지 열심히 하라고 우리는 배워 왔다. 마치 열심히 살아야 성공할 수 있고 후회도 남지 않으며 열심히 한 것의 대가를 얻을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런데 열심히 한다는 것이 정확히 뭘까? 직관적으로 느끼기에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중해서 내가 가진 온 힘을 쏟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위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사람도 직장에 들어가서는 혹은 개인 사업을 하든 그때와는 다르게 ‘열심히’ 산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삶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열심히’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열심히 살아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면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불행한 사람도 열심히 해서 행복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다음에는 ‘좌절’이 오기도 하고,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의 성공을 보며 ‘운과 환경’을 탓하기도 한다.

 

또한 ‘열심히’는 실패의 결과를 인정하기보다는 스스로 ‘나는 할 만큼 다 했어,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후회는 없어’라는 자신의 한계를 설정해 버리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기꺼이’ 해야 한다. 공부도 일도 봉사도 놀이도 거리낌 없이 ‘기꺼이’ 해야 한다. ‘기꺼이’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게’이다. 열심히는 목표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것이라면 ‘기꺼이’는 목표보다는 목표까지 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매일 매일을 열심히 살기 위해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고 있지는 않은가? 잠깐 유투브나 넷플릭스를 보거나 SNS를 의미 없이 보고 있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는가? 그것은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지 않고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고 자책하기 때문이다.

꼭 해야만 하는 데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열심히 해야겠다’ 보다는 ‘기꺼이 내가 해 주지’라는 마음으로 그 일에 임해 보자. ‘기꺼이’라는 단어 하나로 시작해서 한번, 두 번 반복이 되면 우리는 생각보다 그 일이 싫지 않다는 것을 조금씩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아내를 위해 ‘열심히’가 아닌 ‘기꺼이’ 설거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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