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9

젊어지고 싶으세요?

10대들과 잠깐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내게 물었다. “다시 젊어지고 싶으세요?” “응, 아니, 음...잘 모르겠어.” 나는 몇 번을 대답을 번복하다가 결국 확실한 답을 하지 못했다.  처음에 ‘응’은 당연히 조금의 고민도 없이 나온 대답이었다.‘젊어지고 싶은 건 모두가 바라는 거잖아. 젊어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야?’두 번째 ‘아니’는 앞에 했던 내 대답의 부정이었다. 젊어지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왜’라는 질문이 내 머릿속에서 떠올랐을 때 난 쉽게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가진 채로 과거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예전 젊은 시절의 내가 지금 시대에 살아가는 것은 조금 생각을 해 볼 문제이다. 솔직히 말하면..

독백 2024.09.02

어떤 것을 해도 감흥이 없다

요즘은 무엇을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한때 나에게 기쁨을 주었던 일들—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일들—이제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모든 것이 무미건조하고 생기 없이 느껴지며, 마치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 진정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친구를 만나고, 일을 하고, 하루하루의 의무를 다하지만, 그 속에는 어딘가 공허함이 남아 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나 공원을 산책하는 소소한 즐거움조차 더 이상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 모든 감각이 무뎌진 것처럼, 세상이 흐릿하고 색이 바랜 채로 존재하는 것 같다. 흥분되거나 감동을 느끼지 않는 것은 내가 원해서가 아니다. 예전처럼 세상을 빛내주던 것들과 다시 연결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지금은 손에 닿을 듯하면서도 닿지 않는 수평선을 ..

독백 2024.08.31

변한 건 나야? 날씨야?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집에 에어컨도 있고 대중교통이나 상점 안에 들어가도 에어컨이 나와서 더울 틈이 없지만 그래도 더웠다. 어릴 때 선풍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여름을 보내고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서 보냈던 기억을 생각하면 그 시절이 더위를 참기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느낌은 지금이 더 더운것 같다. 이런 더위 속에서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날씨가 더운 것 보다는 나의 더위에 대한 불편함이 커진 것일 수도 있겠다.에어컨을 비롯해서 쉽게 내 몸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현실에서 조금만 몸이 더워지는 것을 견뎌내는 힘이 약해진 것이리라. 20대에 소금물 마시면서 훈련 받던 군시절을 생각하면 더위보다는 더위를 임하는 나의 자세가 약해진 것..

독백 2024.08.29

돈 2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돈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갈아 넣고 있다. 수많은 동영상과 글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돈을 벌든 못 벌든 우리는 불행하다. 하루의 3분의 1이상의 시간을 돈을 벌기 위한 일에 투입하고 있는 우리는 불행하다. 때로는 젊은 시절의 나처럼 잠자는 시간까지도 돈을 벌기 위해 쏟아 부었던 나는 불행하다.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있어야 할 돈이 어느덧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화를 낸 적이 있는가? 나는 가끔 그렇다. 즐거워지기 위해 하는 게임에 감정이 상하고 있는 자신이 어리석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돈 때문에 우리는 더욱 ..

독백 2024.08.27

나 혼자만 남은 줄 알았다.

처음 시작은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누가 내 글을 보든 안보든 그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막상 며칠째 아무도 방문하는 이가 없으니 기분이 묘하다.마치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남아 소리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진짜 나 혼자만 남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옆집을 봤더니 옆집은 사람들로 붐빈다. 아~ 세상이 망한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 다시 초심을 새긴다. 이 블로그는 나의 일기장이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득을 얻고 있다. 요즘 단편 소설을 쓰고 있는데 중간에서 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조금 휴식이 필요한 때인가? 한달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는 진전이 ..

독백 202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