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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해도 감흥이 없다

요즘은 무엇을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한때 나에게 기쁨을 주었던 일들—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일들—이제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모든 것이 무미건조하고 생기 없이 느껴지며, 마치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 진정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친구를 만나고, 일을 하고, 하루하루의 의무를 다하지만, 그 속에는 어딘가 공허함이 남아 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나 공원을 산책하는 소소한 즐거움조차 더 이상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 모든 감각이 무뎌진 것처럼, 세상이 흐릿하고 색이 바랜 채로 존재하는 것 같다. 흥분되거나 감동을 느끼지 않는 것은 내가 원해서가 아니다. 예전처럼 세상을 빛내주던 것들과 다시 연결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지금은 손에 닿을 듯하면서도 닿지 않는 수평선을 ..

독백 2024.08.31

변한 건 나야? 날씨야?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집에 에어컨도 있고 대중교통이나 상점 안에 들어가도 에어컨이 나와서 더울 틈이 없지만 그래도 더웠다. 어릴 때 선풍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여름을 보내고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서 보냈던 기억을 생각하면 그 시절이 더위를 참기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느낌은 지금이 더 더운것 같다. 이런 더위 속에서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날씨가 더운 것 보다는 나의 더위에 대한 불편함이 커진 것일 수도 있겠다.에어컨을 비롯해서 쉽게 내 몸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현실에서 조금만 몸이 더워지는 것을 견뎌내는 힘이 약해진 것이리라. 20대에 소금물 마시면서 훈련 받던 군시절을 생각하면 더위보다는 더위를 임하는 나의 자세가 약해진 것..

독백 2024.08.29

돈 2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돈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갈아 넣고 있다. 수많은 동영상과 글들이 쉽게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돈을 벌든 못 벌든 우리는 불행하다. 하루의 3분의 1이상의 시간을 돈을 벌기 위한 일에 투입하고 있는 우리는 불행하다. 때로는 젊은 시절의 나처럼 잠자는 시간까지도 돈을 벌기 위해 쏟아 부었던 나는 불행하다.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있어야 할 돈이 어느덧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화를 낸 적이 있는가? 나는 가끔 그렇다. 즐거워지기 위해 하는 게임에 감정이 상하고 있는 자신이 어리석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돈 때문에 우리는 더욱 ..

독백 2024.08.27

나 혼자만 남은 줄 알았다.

처음 시작은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누가 내 글을 보든 안보든 그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막상 며칠째 아무도 방문하는 이가 없으니 기분이 묘하다.마치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남아 소리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진짜 나 혼자만 남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옆집을 봤더니 옆집은 사람들로 붐빈다. 아~ 세상이 망한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 다시 초심을 새긴다. 이 블로그는 나의 일기장이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득을 얻고 있다. 요즘 단편 소설을 쓰고 있는데 중간에서 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조금 휴식이 필요한 때인가? 한달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는 진전이 ..

독백 2024.08.25

사람의 마음

참으로 알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이 타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아무런 의도 없이 한 행동과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은 의도로 베푼 호의가 다른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솔직함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다. 솔직함은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솔직하게 말을 하자니 상대방이 입을 상처가 걱정이 되고 가만히 있자니 상대방의 오해가 깊어지는 것 같아 우리는 고민한다. 그래도 나는 대게 솔직함을 선택한다. 말하지 않아서 생긴 오해는 점점 커져간다. 그리고 오해로 인한 상처는 서로에게 더욱 커진다. 솔직함은 당장은 말하기 어려울 수는 있지만 장기..

독백 202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