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아름답게 미화되지만 대개 삶에 보탬이 되지는 않는다. 지난 시절을 떠 올리는 것은 잠깐의 즐거움을 주고 하물며 힘들고 고생했던 시간조차도 추억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면 보람되고 좋은 삶의 경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추억은 현재 내 삶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정체하게 만들며 나의 변화를 방해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도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추억에 묶여 있으면 변화하지 못하고 도태된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같이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과 나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들은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과거에 묶여 있다. 그리고 달려가고 있는 그들을 변했다고 비난한다. 과거의 추억은 좋은 영화 한편 보는 느낌으로 남아야 한다. 보고 기분 좋고 같이 본 사람과 내용을 곱씹어 볼 수는 있지만 영화가 좋다고 영화관을 떠나지 않고 계속 그 영화만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학창시절과 20대에 들었던 음악은 참으로 끊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