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변한 건 나야? 날씨야?

talk2myself 2024. 8. 29. 14:44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집에 에어컨도 있고 대중교통이나 상점 안에 들어가도 에어컨이 나와서 더울 틈이 없지만 그래도 더웠다. 어릴 때 선풍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여름을 보내고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서 보냈던 기억을 생각하면 그 시절이 더위를 참기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느낌은 지금이 더 더운것 같다. 이런 더위 속에서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날씨가 더운 것 보다는 나의 더위에 대한 불편함이 커진 것일 수도 있겠다.

에어컨을 비롯해서 쉽게 내 몸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현실에서 조금만 몸이 더워지는 것을 견뎌내는 힘이 약해진 것이리라.

 

20대에 소금물 마시면서 훈련 받던 군시절을 생각하면 더위보다는 더위를 임하는 나의 자세가 약해진 것일 수도 있다.

지구 온난화니 대기 오염이니 해도 자연은 어쩌면 수십년 전 내가 어렸을 때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수 있다.

 

변한 건 나다. 나의 태도이고 사고방식이다. 자연은 수천, 수억년을 하던 것을 하고 있을 뿐이다.

 

자연이 신경도 쓰지 않는 작은 변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걱정하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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