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3

내가 아직도 중위권?

2000년 초반에 우리나라의 중위권 나이는 30세 초반이었다고 한다. 내가 20대 후반이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도적인 연령대에 있었다. 그만큼 나라 전체에 젊음과 활력이 넘쳤었던 것 같다. 월드컵의 열기는 이러한 젊음의 활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20여년이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중위권 나이는 45세 정도라고 한다. 40세 후반인 나는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나이로 치면 아직 중간 정도에 있는 것이다. 지나다니면서 내가 아직 늙지 않았다고 느꼈던 것은 나의 착각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늙고 활력을 잃어버렸다는 의미도 있다. 밤 10시만 되어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에 삶의 패턴이 바뀌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코로나의 직..

독백 2024.09.06

젊어지고 싶으세요?

10대들과 잠깐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내게 물었다. “다시 젊어지고 싶으세요?” “응, 아니, 음...잘 모르겠어.” 나는 몇 번을 대답을 번복하다가 결국 확실한 답을 하지 못했다.  처음에 ‘응’은 당연히 조금의 고민도 없이 나온 대답이었다.‘젊어지고 싶은 건 모두가 바라는 거잖아. 젊어지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야?’두 번째 ‘아니’는 앞에 했던 내 대답의 부정이었다. 젊어지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왜’라는 질문이 내 머릿속에서 떠올랐을 때 난 쉽게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가진 채로 과거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예전 젊은 시절의 내가 지금 시대에 살아가는 것은 조금 생각을 해 볼 문제이다. 솔직히 말하면..

독백 2024.09.02

늙어가는 것은...

누구나 젊음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입버릇처럼 ‘젊음이 좋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젊음을 원한다기 보다는 하지 못했던 일, 실패한 일 등 지난날에 대한 후회가 섞여 있는 것이다. 나도 한때는 젊음을 그리워했었다. 20대의 활기차고 건강한 몸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난 지금의 내가 좋다. 예전만큼 힘도 없고 피부는 탄력을 잃고 흰머리도 많아졌지만 지금이 나의 전성기다. 몸은 비록 늙었지만 난 정신적으로 더 성숙했고 그때보다 지식과 지혜도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남아 있는 50대가 나는 기대된다. 지금보다 더욱 성숙해지고 지혜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정서적으로 아직 미성숙했던 20대에 비추어볼 때 지금..

독백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