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2

변한 건 나야? 날씨야?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집에 에어컨도 있고 대중교통이나 상점 안에 들어가도 에어컨이 나와서 더울 틈이 없지만 그래도 더웠다. 어릴 때 선풍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여름을 보내고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어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서 보냈던 기억을 생각하면 그 시절이 더위를 참기 더 힘들었을 것 같은데 느낌은 지금이 더 더운것 같다. 이런 더위 속에서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날씨가 더운 것 보다는 나의 더위에 대한 불편함이 커진 것일 수도 있겠다.에어컨을 비롯해서 쉽게 내 몸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현실에서 조금만 몸이 더워지는 것을 견뎌내는 힘이 약해진 것이리라. 20대에 소금물 마시면서 훈련 받던 군시절을 생각하면 더위보다는 더위를 임하는 나의 자세가 약해진 것..

독백 2024.08.29

오늘은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도, 쓰고 싶은 말도 없을 때가 있다. 미치도록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씻는 것은 물론이고 밥 먹는 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 심지어 숨 쉬고 있는 것 자체도 귀찮은 날.  물론 씻었고 밥도 먹었고 이야기도 나누었고, 당연히 숨도 열심히 잘 쉬고 있지만 더위는 꺾일 기미도 안 보이고 내 몸은 축 늘어져만 간다.  억지로 힘을 내보자 했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그냥 시원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마음이 가는대로 하자고 다짐한다.  억지로까지 힘을 내며 살아야 하나?  그냥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은 그 날대로 일은 잠깐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즐겨보자.

독백 2024.08.21